KT 선불회선의 의미

KT 선불유심 홍보글

장사하자 먹고살자

오늘도 P모 사이트에는 KT 선불유심 홍보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작년 여름무렵부터 시작한 이벤트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뭐 조건은 죄다 똑같다. 3만원 선불충전, 가입비무료 유심무료 배송비무료.
심카드 단독개통이니 단말기는 자체보유한 단말기를 사용해야 하고, 100일간 회선 유지, 이후는 알아서 쌈싸먹어라 하는 식이다.

예전 포스팅에서 알아본 것 처럼, 선불유심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동 해지되므로 아무래도 용도가 한정되기 마련이다.
해외에서 단기체류로 들르는 경우가 아니라면, 국내 사용자가 선불유심을 개통하는 경우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이유를 갖는다.

1. 착신 전용 번호가 필요해서.

글자 그대로, 주로 연락받기 전용으로 번호가 필요한데 후불 요금제를 달기에는 요금이 아까운 경우이다.

후불요금제는 가장 싼 요금제를 골라도 월 만원이 넘어간다. SKT에 PDA전용 요금제가 7500원(부가세 제외).
반면 선불요금제는 부가세 포함해도 3만원에 6개월, 5만원이면 1년간 착신 가능한 번호를 받을 수 있다. 월 4200원 수준이면 된다.

꼭 사업목적이 아니더라도, 좀 불안한 웹사이트에 가입할 때, 내지는 중고거래나 택배 등 번호노출이 예상되는 경우 선불번호는 꽤 도움이 된다.

2. 본인확인용 번호

휴대폰이 딱히 통화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건 아니다.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주민등록번호를 직접 수집하는게 금지된 상황에서 휴대폰은 아주 유용한 본인확인 수단이다.

본인확인 휴대폰이나 i-Pin으로 받아야 하는데, i-Pin 보안이 좀 많이 취약한게 사실이다.
주민등록번호가 직접 노출되지 않는다 뿐이지, i-Pin ID/PW가 노출되면 보안구멍인 것은 매한가지.

그럴 때 선불폰으로도 휴대폰 개인인증이 가능하다.
뭐 본인 휴대폰으로 해도 되지 않느냐- 하겠지만, 번호노출을 꺼리는 경우도 있고, 휴대폰 없이 사는 사람도 여전히 존재한다.
선불폰이 약소하게나마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

3. 번호이동 셔틀

통신3사가 2013년 1월부터 3월까지 순차적으로 영업정지를 받은 이래, 통신사 신규가입 상품은 전멸이라 할 정도로 좋은 조건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반면 번호이동 시장은 여전히 주말 스팟 형식으로 치고빠지기 영업이 나오는 상황인 탓에, 휴대폰 싸게 사려면 무조건 번호이동을 타야 하는 상황이다.

2013년 4월부터 번호이동 제도가 바뀌면서, 선불/후불 회선을 구분하지 않고 번호이동이 가능하게 되었다.
즉, KT 선불회선에서 SKT나 LGT, 또는 알뜰통신사(MVNO)로 번호이동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당장 급한게 아니라면 선불폰 회선을 개통하고 석달열흘 의무유지기간을 채운 다음 번호이동으로 타사로 넘어감으로써 휴대폰을 저렴하게 구매 가능하겠다.
물론 당장 휴대폰이 필요하면 방법 없지만, 휴대폰 기변이 잦은 경우라면 미리 준비해 두면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근데 KT가 이렇게 싸게 푸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시장점유율 때문인 것 같다. 선불심이 시장점유율 집계에 들어가는지는 모르겠지만.

1. 가입비: 전산망 구축비용은 이미 회수가 끝났고, 후불요금제에서도 가입비 없애라는 요구가 나오는 상황이다. 선불심은 가입비 안 받는 경우가 태반임.
2. 유심비: 이벤트로 제공하는 유심은 SHOW 시절에 쓰다가 폐기회수된 구형 심카드를 재활용하고 있다.
3. 3만원 무료충전: 현금인출은 불가능하고 통화로 써야 한다. “3만원 무료충전”이 아닌 “100분 무료통화 제공”으로 해석해야 한다.

가입하고 그냥 냅두더라도 KT 입장에서는 딱히 손해가 아니다.
3만원을 안 쓰고 냅두면 기간경과로 소멸하므로 당연히 지출이 없는 것이고, 3만원을 다 쓰고 추가 충전한다면 그건 그 대로 KT의 수익으로 들어가니까.

그러니까 선불회선이 필요하다면 부담없이 신청 넣어서 쓰다가, 3만원 다 떨어지거나 기간경과되면 그냥 해지해도 별로 양심의 가책같은거 느낄 필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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