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글 목록: 2010년 1월월

USIM 관련 뻘소리.

선불폰 사고 USIM가지고 만지작거리다 떠올라서 써보는 글.

1. 예전 2G 시절의 가입자 식별

일단 2G 휴대폰부터 떠올려보자. 이때는 USIM같은 것은 없었고, 단말기 구매후 가입신청서만 작성하면 끝이었다.
그럼 가입자 식별 = 과금은 어떻게 했을까?

이 때에는, 단말기에 내장된 ESN(Electronic Serial Number) 이라는 것을 사용했다.
간단히 말해서, 배터리 빼면 보이는 단말기 시리얼 번호가 곧 식별수단이란 의미이다.
단말기 ESN은 (합법적인 범위 내에선) 조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ESN을 알면 가입자 식별, 단말기 식별이 모두 가능하다.

LGT는 여전히 2G 망을 사용하고 있다. 해서 3G WCDMA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세상이다.

2. 현재 3G에서의 가입자 식별

그런데, 3G로 넘어오면서 이제 나라를 넘나들 필요가 발생하게 되었다.
세계의 유명한 통신사들이 “내 휴대폰을 가지고 해외에서 자동 로밍이 되도록 하자!”고 결의한 것.[footnote]믿으면 골룸.[/footnote]
하여, 주파수 대역을 데이터 통신용으로 850/900/1800/1900MHz, 음성 통신용으로 2100MHz로 통일하고 각종 전파규격도 맞췄다.

다만 모든 휴대폰이 이를 다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2개(900/1800MHz)를 지원하면 듀얼밴드, 3개를 지원하면 트리밴드 단말기라고 하며, 사용 영역이 제한되게 된다.
4개를 모두 지원하면 쿼드밴드 단말기라고 하며, 기술적으로 세계 어디에서나 3G 통신이 가능하다.

여튼, 3G로 넘어오면서 ESN은 망간 호환성 문제로 기술적으로 제외(obsolate)되었고, 가입자 식별 기능과 단말기 식별 기능을 서로 분리하게 된다.
가입자 식별은 USIM이라는 엄지손톱만한 칩에 저장하고, 단말기 식별은 세계적으로 공유하는 단말기 시리얼인 IMEI를 사용하게 된 것.
이렇게 함으로써, 이제 가입자 식별만으로도 충분히 과금 정보[footnote]누가 얼마나 썼는지에 대한 정보. 어떤 단말로 쓰건 상관이 없기 때문에, 단말기 식별 정보는 필요가 없다.[/footnote]를 획득할 수 있으므로, USIM만 바꿔 끼우면 단말기 변경이 가능하게 된다.
물론, 실제로는 단말기 소유권 추적을 위해 가입시 IMEI 정보를 제공하긴 하지만.

3. USIM 잠금과 Unlocked phone

자 이제, 기술적으로는 USIM만 있으면 휴대폰을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게 되었다. 근데 이걸 통신사가 좋아할까?
3세대에서는 특정 통신사 전용 단말기라는 개념이 없다. 즉, 특정 인기 단말기를 이용한 가입자 뺏어오기가 불가능하다는 의미.

이를 유지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도입된 것이 통신사 제한, 흔히 말하는 USIM 락이다.
단말기에서 특정 통신사의 USIM만 받아들이도록 소프트웨어로 잠그는 것이다. 타 통신사의 USIM을 끼우면 사용 불가라고 오류를 낸다.
이렇게 함으로써 3G 기반으로 하드웨어를 구현하면서도 2G때의 단말기 판촉전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러한 잠금장치가 없는 휴대폰도 있다. 흔히 말하는 언락폰(Unlocked phone)이다.
홍콩, 이탈리아, 벨기에에서는 휴대폰 출고때부터 언락폰이라고 하며, 홍콩은 아예 법으로 통신사 제한 행위가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소프트웨어 언락이 가능한 기종도 있다. HTC는 코드를 구매하면 언락이 가능하며, 삼성은 펌웨어 덮어쓰기로 가능하다고 한다.
(소니에릭슨 X1은 HTC OEM이기 때문에, HTC 코드 판매업체에서 간단히 언락코드를 살 수 있다.)

국내법상 이러한 잠금 해제 행위는 현 시점에서는 불법이 아니다. 아예 법적 규제가 없고, 따라서 처벌받지도 않는다.
그리고, 좀 비싸긴 하지만 언락폰도 전파 인증을 받으면 통신사 가입할 수 있다. SKT보다는 통합 KT가 잘 해주는 듯.
실제로 아이폰, 넥서스 원 등 인기 스마트폰은 정식 유통되기 전에 개인 전파인증을 받고 가입한 사람이 꽤 있다.

국내 사업자간 USIM 이동성이 풀리면서, 현재 국내 출시되는 모든 3G 휴대폰은 SKT 및 통합 KT의 USIM만 인식하도록 락이 걸려 있다.
영세 업체에서 3~5만원 정도 지불하면 언락할 수는 있지만, 해외여행 한두 번 다녀오는 정도라면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는게 간편하고 저렴하다.
유학이나 장기 출장인 경우에도, 현지에서 휴대폰을 아예 새로 사는게 대부분이다. 물론 언락해서 가지고 가도 된다.

4. IMEI Whitelist

자, 언락폰은 통신사 안 가리고 USIM을 넙죽넙죽 받아먹는다고 했다.
해외 통신사 USIM이야 로밍으로 인식할테니 제끼고, 그럼 언락폰에 SKT USIM을 꽂으면 어떻게 될까? KT USIM은 어떨까?
답은 양쪽 다 “못 쓴다” 이다. 시계는 뜨겠지만,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없다고 오류를 낼 것이다.

이는 IMEI Whitelisting 때문이다. 망에 접속가능한 IMEI를 제한함으로써, 미인증 단말기는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개통 시점에서 IMEI가 등록되므로, 흔히 말하는 망내 USIM 기변은 “개통이력이 있는” 단말기만 가능하다.
미개통 신규단말은 USIM 기변이 안 되지만, 개통이력 있는 중고 단말은 USIM 기변할 수 있는게 이 때문이다.

게다가, SKT에 가입하면서 IMEI를 등록할 때, 친절하게 KT에도 등록해 줄 리가 없다. 반대도 마찬가지.
즉, 기본값으로는 SKT 단말에 KT USIM을 꽂으면 사용이 안 되며, 반대도 안 된다.
상대편 USIM을 쓰려면 상대편 망에 등록해주는 절차를 밟아야 하며, SKT는 “타사간 USIM 잠금 해제”,
통합 KT는 “휴대폰 타사 이용 서비스” 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중이다.

여튼, 국내 출시된 폰은 타사 등록이 가능하다. 그럼 해외에서 가져온 언락폰은?
SKT든 통합 KT든 일단 가입 = IMEI 망 등록을 거부한다. 해외 통신사까지 경쟁상대로 삼기에는 너무 빠박하니까.
근데 여기에 태클을 건 것이 아이폰이고, 정책적으로도 “개인 인증을 받으면 허용하라” 쪽으로 결론이 났으며,
해서 해외 언락폰도 국내 통신사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물론 개인 인증은 더럽게 비싸다.
단일 항목에 10만원 + 인증서 발급비 3만원이며, 하나 추가시 10만원씩 늘어난다.
3G / WiFi / Bluteooth를 지원하는 기기는 33만원을 인증비로 내야 한다는 이야기.

재미있게도, 해외 통신사들은 IMEI Whitelist를 사용하지 않는다. 유독 우리나라 통신사에서만 이를 적용하고 있다.
통신사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정책적인 뒷받침이라고 해야 할까, 결국 로비의 승리라고 할 수 있겠다.

5. 정리

결국 우리나라에서 3G 망을 자유롭게 이용하려면 다음 관문들을 통과해야 한다.

  • 단말기에 걸린 USIM 통신사 잠금 해제 : Unlock
  • 자사 네트워크의 IMEI Whitelist 등록 : 개인 전파인증 및 개통하기
  • 타사 네트워크의 IMEI Whitelist 등록

소프트뱅크 선불폰 740SC

실제로는 검정색. 카메라가 구려서 원…

이번에 MPEG 출장을 다녀 오면서, 일본에서 선불폰을 하나 질러왔다.

지출내역

  • 단말기 6,300엔
  • 충전기 1,155엔
  • USB케이블 880엔
  • 액정필름 350엔
  • USIM 공짜
  • 충전비용 3,000엔(면세)

해서 합계 11,685엔 썼다. 가져간 예산 20,000엔 중 60%를 쏟아부은 셈이고, 그냥 미친짓.

2014. 3. 24 추가

2013년부터인가, 선불폰도 가입시 외국인등록증을 요구한다고 한다. 소프트뱅크 홈페이지에도 개정된 것으로 보이니 참고바람.
즉슨, 90일이상 체류비자를 받지 않으면 가입 불가능하다. 왜 그런지는 이해불가.

이 글은 2010년 1월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현재 정책과는 맞지 아니하다. 기록을 위해서 남겨둠.

여하튼, 가입을 희망하는 사람을 위한 몇 가지 이야기를 적어본다.

펼쳐라

1. 뭐가 좋은가?

  • 일본 휴대폰 번호인 080 번호가 부여되면서, 다른 사람이 나에게 전화를 편하고 저렴하게 걸 수 있게 된다.
  • 전화 받는 비용(inbound call fee)이 없다.
    로밍은 망임대를 비용이 별도로 과금되므로, 내가 전화를 받더라도 분당 200~250원 정도를 내야 한다. ㅅㅂ!
  • 다른 사람→선불폰인 경우 로컬전화로 과금되지만, 다른 사람→로밍폰이면 국제전화로 과금된다.
    참고로 보통 로밍폰→로컬전화는 500원, 로밍폰→국제전화는 1200원이다. 계산은 알아서.
    소뱅 화이트플랜 사용자라면 낮시간대에는 거는 사람도 공짜.
  • 일정 금액을 내면 무제한으로 휴대폰 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것만 잘 써도 뽕은 뽑는다.
    (일본은 통신사간 SMS가 호환이 안 되며, 우리나라로 치면 MMS인 휴대폰 메일을 사용한다.)
  • 대충 이 정도. 요즘 환율이 쉣이라 거는 전화는 오히려 비싼 편이다. 뒤에서 설명한다.

2. 뭐가 나쁜가?

  • 초기비용이 비싸다. 단말기를 할부 없이 일시불로 주고 사야 한다.
    프리페이드 단말기는 보통 가입시 할부가격의 반값 정도에 공급되지만, 그래도 비싼건 여전하다.
  • 충전한 금액은 유효기간 60일이다. 즉, 충전일로부터 60일 지나면 잔액이 사라진다.
  • 따라서 2~3달, 길게 잡아도 6개월정도 머물때에나 의미가 있지, 여행기간 1달 정도로는 큰 의미 없다.
    체류기간 6개월 이상이면 어짜피 외국인 등록을 할 테니 후불폰을 만드는게 유리하다.

3. 대충 설명

  • 거는 전화는 6초당 9엔이이다. 지금 환율이 대충 12.5배니까, 1분에 1100원 좀 넘는다.
  • 메일을 쓰려면 무제한 메일 서비스(300엔/30일)에 가입해야 한다. 가입 후 해지 안하면 자동 연장된다.
  • 잔액이 0엔이 되면 전화건 메일이건 받기만 가능하다. 무제한 메일 가입해도 잔액 0원일 때에는 못 보낸댄다.
  • 충전은 3000엔, 5000엔 단위로 가능하며, 편의점에서 충전카드를 판다. 아니면 인터넷으로 충전할 수도 있다.
    충전금액은 충전일을 포함하여 60일간 유효하며, 이 기간이 지나면 잔액 상관없이 소멸된다. 적당히 충전해서 적당히 쓰자.
  • 잔액 0엔인 상태에서 360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계약 해지된다. 즉 수신도 불가.
  • 해외 로밍은 당연히 이용 불가. 국제전화 발신은 가능하며 국제전화 요금은 일반 후불제 가입자와 같다.

4. 가입때 필요한 것

  • 여권. 90일짜리 단기입국도 상관없다. 즉 비자 없어도 된다는 이야기.
  • 숙소 주소를 적은 종이. 하루 묵을 민박집 주소도 상관 없다. 호텔은 안 된다는 점에 주의.
  • 넉넉한 돈. 까놓고 말해서 이게 가장 중요하다.
  • 이상 끝. 외국인 등록증이나 다른 서류는 전~혀 필요 없다. 진짜.

5. 가입하는 방법

  • 일단 소프트뱅크 샵에 가야 하는데, 웬만한 데에서는 선불폰을 취급 안 한다.
    취급하는 샵은 프리페이드 재고 있음이라고 붙여놓기도 하니 잘 찾아보자. 인터넷으로 찾으면 나올지도 모르겠다.
    여튼 필요한 것들을 들고, 취급점에 들어간다. 프리페이드 가입하러 왔다고 이야기하면 알아서 해준다.
  • 휴대폰을 고른다. 선불폰 기종은 여기(소뱅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730SC가 5천엔 정도고 740SC는 6천엔 정도 하는 것 같다. 가게마다 다르댄다.
    소비세 명목으로 5% 추가되니까 짱구를 잘 굴리도록.
  • 여권하고 숙소 주소를 주고, 후리가나 불러주고 희망번호를 고르면 가입 신청서를 정리해서 준다.
    숙소 주소는 호텔은 안 되는 것 같다. 실제 거주여부는 확인 안 하니 민박집 아무데나 주소를 적어가자.
    번호는 080-xxxx-yyyy 로 나가며, yyyy 부분의 희망번호를 알려주면 찾아서 있는지 없는지 알려준다.
  • 가입신청서를 최종 확인한 다음, 맨 위에 여권 이름을 수기로 적고 사인하면 가입 완료.

6. 그 외

  • 가입만으로는 전화 받기도 안 된다. 소프트뱅크가 바보가 아닌 이상, 카드등록 이력이 1장 이상 있어야 수신이 된다.
    즉, 좋던 싫던 적어도 1장은 사야 한다. 3천엔, 5천엔 카드 중 쓸 만큼 골라서 등록하자.
  • 약관상 단말기 구매 없이 USIM만 가입할 수도 있다. USIM 언락된 폰을 가져가서 가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
    다만 일본 폰이 아닌 이상 메일은 못 쓴다.

    접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