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게 꽤 민감한 문제다.
요즘 애플 앱스토어니 안드로이드 마켓이니 해서 해외 결제가 심심찮게 발생하는 편이다. 실물구매야 말할 것도 없고.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아무래도 모를 이유로 돈이 묶인다거나, 결제가 두 번 된다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로 앱스토어나 마켓에서 댓글을 보면 두 번(심지어는 여러 번) 결제되었으니 환불해 달라는 코멘트도 많이 달린다.
(물론 처리는 안 된다. 구글이나 애플에 메일을 보내야지, 코멘트만 단다고 누가 처리해 주겠나.)
더하여, 체크카드가 해외신판을 제한적으로 지원하게 되면서, 돈이 묶인다거나 하는 문제로 고생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나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직접적으로 통장잔고에 영향을 미치는 터라 문제가 더욱 커진다.
여튼, 카드의 결제 흐름을 알아두면 왜 결제가 두 번 된 것처럼 보이는지, 언제쯤 내 돈이 풀릴지 대충 짐작할 수 있으며
여기에서 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신용판매”?
흔히 카드거래를 “신용판매”라고 한다.
이 말이 좀 애매한데, 죽 풀어쓰자면 대충 다음과 같은 의미이다.
구매자의 신용을 바탕으로, 신용제공자(=카드사)가 판매자에게 판매대금을 선지급하고 추후 구매자에게 이를 환수하는 판매방식
즉, 구매자의 신용=지불능력을 입증해야 하므로, 일정한 수입이 있는 사람 내지는 통장잔고가 많은 사람(보통 3개월 평잔 150만원 선), 최근 3개월 평균 체크카드 실적이 150만원 이상으로 지불능력을 입증하면 신용카드가 나오게 된다. 아니면 가족의 신용을 빌리거나.
2. 신용카드 구매과정
신용카드 거래과정을 도식적으로 나타내면 위 그림과 같다.
구매자가 카드결제 요청하면
→ 판매자는 카드사에 “이 사람이 신뢰할만 하여 신용거래를 해도 되는지” 카드사에 승인 요청한다.
→ 흔히 카드단말기를 이용하지만, 사용이 여의치 않으면 전화승인이나 특별승인(거래후승인) 을 사용하기도 한다.
→ 만약 이 사람이 카드를 너무 많이 사용하거나 해서 한도부족이면 승인거절되며 거래가 안 된다.
→ 신용한도가 남아있다면 거래승인이 나며, 이 시점에서 구매자의 신용카드 한도가 감소한다.
→ 거래승인시, 구매자-판매자-카드사가 거래에 합의했음을 알리는 일종의 계약서가 발급되는데 이를 “카드전표”(Sales slip)이라고 한다.
→ 보통 물품인도일 기준으로 카드전표가 발급된다.
→ 거래시점으로부터 일정기간 이후, 판매자는 카드전표를 카드사(or 은행)에 제출하고 대금 지급을 청구해야 하는데 이를 전표매입이라고 한다.
→ 카드단말기를 이용한 전자매출의 경우, 대체로 거래즉시~24시간 이내에 전자적으로 전표매입이 이루어진다.(전표제출 안 해도 됨)
→ 전화승인 등은 3일에서 7일 간격으로(판매자 귀차니즘 레벨에 따라 달라짐) 일괄적으로 전표매입이 이루어진다.
→ 전표매입이 이루어지면 카드사는 이 거래가 정당한 것인지 확인하고, 판매자에게 거래대금 지급한다.
→ 전표매입으로 판매대금을 지급한 카드사는, 결제기일에 맞추어 구매자에게 카드대금 청구한다.
→ 즉, 대금청구는 전표매입일 기준이다. 승인시점과 매입시점이 크게 차이나면 결제가 한 달 밀리기도 한다.
→ 퍼가요~♥ ㅅㅂ…
즉, 물품인도는 카드승인 시점에 받지만 대금납부는 결제기일에 이루어지므로 당장 돈이 없어도 한도만 있다면 지를 수 있는 것.
특히 돈을 주고받기 어려운 해외결제시에도, 결제승인 등은 전자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원활하게 거래가 가능하게 된다.
더하여, 반드시 승인금액과 전표매입금액이 같아야 할 필요는 없다. (흔히 가승인이라고 한다.)
이게 좀 머리아픈데, 보통 가맹점에선 이런 경우가 없기 때문. 보통은 무인주유소나 호텔, 해외결제 같이 특수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물론 이 경우 카드대금 결제는 청구금액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3. 체크카드의 경우는?
체크카드는 “통장잔고를 담보로” 하여 신용판매를 하게 된다. 즉, 통장잔고가 없으면 신용제공도 안 되고 거래승인이 안 난다는 것.
기본적인 절차는 카드결제와 같지만, 몇 가지 차이가 발생한다.
1. 승인요청시 통장잔고를 기준으로 승인여부를 판단한다. 잔고가 있으면 승인이 나고 없으면 안 난다.
2. 구매자에게 신용(=지불능력)이 없으니 승인 시점에서 통장 잔고를 바로 빼 간다. 결제일까지 안 기다린다.
3. 돈 거래가 바로바로 이루어져야 한다. 하여, 전표매입이 바로 이루어지는 전자매출만 허용되는 경우가 많다.
4. 카드결제 취소하는 경우는?
이게 좀 복잡해지는데, 전표매입 이전과 이후에 따라 그 처리과정이 달라진다.
1. 전표매입 이전
전표매입 이전에는 아직 돈이 오가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승인만 취소하면 간단하게 거래가 취소된다.
판매자는 승인취소요청을 하면 되고, 승인취소와 동시에 구매자의 신용한도도 복원된다. 체크카드의 경우 바로 거래금액이 재입금된다.
2. 전표매입 이후
이게 좀 지저분하다. 전표매입이 되면 좋던싫던 카드사는 돈을 줘야 하고, 판매자는 돈을 받아야 한다.
하여, 전표매입이후 거래를 취소하게 되면 취소거래를 내야 한다. 취소거래 이후 판매자가 해당 전표를 매입(+동시에 돈도 반환)해야 카드사에서 환불절차가 이루어질 수 있다. (물론, 보통은 다음번 전표매입금액과 상계하여 처리하긴 한다.)
신용카드야 한도 가지고 장난치니까, 정산기간 내에만 취소전표 매입이 이루어지면 구매자 돈이 묶이는 문제는 없다.
문제는 체크카드. 위에서 설명했다시피, 체크카드는 승인직후 돈이 빠져나간다. 그런데 전표매입이후 이를 취소하면 전표매입~대금입금~취소거래~취소승인까지 최소 2~3일은 걸리고, 해당 기간에는 꼼짝없이 돈이 카드사에 묶이게 되는 것이다. 하여 체크카드 거래는 거래다음날부터 취소시 환불까지 최소 3일 이상 걸리게 된다. 거래시스템이 구리니 어쩔 수 없다.
5. 해외결제는?
기본적으로 해외결제도 거래방식은 같다. 전표매입 등이 국제카드사(VISA, MASTER 등등…)를 통하여 이루어지는게 다르지만, 그건 카드사 뒷단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신경꺼도 좋다.
다만 전표가 국제적으로 날아다니다 보니 승인으로부터 전표매입까지 열흘 이상, 최장 30일이 걸릴 수도 있다. 개인이야 상관없지만, 결제내역을 정산해야 하는 법인카드의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6. 체크카드 해외결제?
위에서 말했다시피, 체크카드는 전표매입이 바로 이루어져야 하고, 해외결제는 전표매입이 오래 걸린다. 하여 초기에는 체크카드 해외결제는 거의 요원한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허나, 해외결제 수요가 워낙 많아졌기에 시스템을 좀 우회하는 방식으로 체크카드 해외결제를 지원하게 되었다.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직접지불(Direct Pay)과 지급정지후 정산(Holding-and-Pay) 방식이다.
1. 직접지불
전표매입까지 안 기다리고, 승인시점에 승인금액만큼 바로 돈을 빼 간다. 즉, 국내거래하고 똑같이 취급해 버린다.
전표매입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환차익/환차손은 카드사가 떠안는 방식. 가승인의 경우 일단 많이 청구하고 나중에 차이만큼 돌려준다.
카드 호환성(?)이 좋지만 아무래도 위험한 방식이며, 특히 거래취소때 돈이 붕 떠버릴 가능성이 있다.
2. 지급정지 후 정산
승인시점에 승인금액+α만큼 출금정지를 건다. 이후 카드결제처럼 결제일에 정산하는 방식.
진일보한 방식으로, 신용카드결제 과정과 유사한 방식. 다만 지급정지만 걸릴 뿐 통장잔고는 남아 있으니 사용자가 세심하게 체크해야 한다.
7. 앱스토어 두 번 결제됐어요!
이게 굉장히 지저분한 케이스다. 만약 승인을 내고 전표매입을 고의로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판매자는 가승인을 냄으로써 이 사람의 신용을 확인할 수 있다.
비단 카드결제가 아니더라도, “이 카드가 실제 유효하다”는 정보가 필요한 경우에도 가승인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보통 이런 경우 묶이는 한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1달러만 가승인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승인으로부터 한 달간 전표매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해당 승인건은 취소되고 한도복원된다.
신용카드야 한도만 묶이고 돈은 안 나가니 상관없지만, 체크카드는 좀 문제가 심각하다.
1달러 가승인시 수수료 등등 해서 1200원 정도가 묶이는데, 이 돈이 한 달동안 카드사(직접지불) 내지는 계좌에 지급정지로 묶이는 것.
하여 불만사항이 굉장히 많다. 맨 위에 알아본 “결제 두 번 됐어요!” 하는 케이스들은 99% 이런 케이스다.
근데, 돈이 묶인다 뿐이지 결론적으로는 기다리면 환불 된다. 다만 그 기간이 한 달 정도로 굉장히 오래 걸려서 문제일 뿐이지.
참고로, 국내에서도 한때 고속버스 예매 등에서 가승인을 활용하였다. 현재는 신용카드를 이용한 본인확인 시스템이 구축되어 폐기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