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기글하드웨어 및 트위터 등에 싸지른 글을 종합하여 하나의 포스팅으로 엮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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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와이브로를 최초로 런칭한 것은 2006년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반 사용자에게까지 폭넓게 런칭한 것은 2007년도 다 지나간 무렵이다. 서울 대학가 및 주요 거리, 그래봐야 커버리지는 500m 안팎에 중계기도 거의 없었으니 한 블록 정도만 들어가도 신호가 죽어버리는 그런 수준의 커버리지였지만 여하튼 서울 곳곳의 핫스팟에 중계기를 구축하고, 순진한(?) 대학생들을 꾀어내어 가입시킨 것이 대충 상용화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2007년 11월 필자도 낚여서 와이브로에 가입했고, 4년 반이 넘게 지난 현 시점에도 와이브로를 사용하고 있다.
당시만 해도 커버리지가 워낙 똥이었기에, 2년 약정으로 가입시키기도 곤란했던 터라 3개월 무료사용 프로모션을 진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니까, 일단 석 달동안 공짜로 써 보고, 별 문제가 없다면 만 3개월 시점에 2년약정으로 전환하거나, 아니면 중간에 단말기를 반환하고 그냥 없던 일로 하거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하여 많은 학생들 – 특히 공돌이들이 많이 가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는 에그 같은 와이브로-와이파이 브릿지도 없었고, 그저 노트북 USB 포트에 끼워 사용할 수 있는 모뎀 형식의 단말만 존재했었다. 속도는 그냥저냥 인터넷 쓸 수 있는 수준, 대충 56kbps 모뎀보단 좀 빠른 정도의 속도를 보여줬었다. 커버리지도 구리니 그냥 교내에서 따로 와이파이를 안 잡아도 노트북을 들고 이동하며 쓸 수 있다 수준이었다.
2008년 5월, 와이브로 Wave2 업그레이드가 적용된다. 기술적인 설명은 생략하기로 하고, 여하튼 물리적 속도가 이론적으로 2배, 체감 속도는 3배 가까이 빨라지게 된다. 일단 핑이 확 줄어들었으니까. 또, 1세대 와이브로-와이파이 브릿지, 흔히 에그라고 부르는 제품을 발표한다. 당시 우리학교 수업에 표현명 사장이 직접 일일 강사로 와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에그 실물을 보여줬는데,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당장 세 대나 되는 노트북에서 따로 장비 없이도 인터넷을 나눠 쓸 수 있었으니까. 물론 덩치는 주먹보다 큰 것이 발열은 쩔고 접속가능 장비는 꼴랑 세 대에 배터리는 4시간을 채 못버티는 개조루 스펙이지만, 당시만 해도 정말 최첨단 기술이었다.
물론 실제 사용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2008년이면 스마트폰은 개뿔 노트북 사용자도 그리 많지 않았던 시절이다. 당장 아이폰3G(s) 국내도입이 2009년 말이었음을 생각해 보자. 여하튼 노트북 만으로 수요를 창출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작았다. KT(당시는 KT와 SHOW가 분리되어 있었다)는 100만명 단위의 가입자 수를 호언했지만 현실은 시궁창이고 가입자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여하튼 이때부터 망조를 보였다는 이야기. 이에 KT에서는 휴대폰 번호를 달라고 징징거리기 시작한다. 와이브로 망에서 음성통화를 허용해 달라고 한 것. 기억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기사를 찾아본 바로는 방통위에서 허용하는 쪽으로 적극 추진한 것으로 나오는데, 정작 당시에는 방통위에서 굉장히 부정적으로 의사표현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이 시점에서 SKT는 망구축도 안 하고 있었다. 물론 SHOW와의 통합을 추진하던 KT 입장으로서도 와이브로 음성통화는 계륵 같은 존재였고, 결국 와이브로 음성통화는 몇 년간 지지부진하다가 그냥 유야무야 되고 만다. 아마 이게 실현되었다면 VoLTE는 그냥 조까라 할 수 있는 세계최초 무선 데이터망 기반 음성통화 서비스가 실현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여하튼 2008년 말만 해도 와이브로는 거의 시궁창이었다. KT 내부적으로는 1주일에 팀 하나씩 해체될 정도였다고 하니 말 다한 것. 그걸 정부에서 억지로 푸시해서 간신히 유지시켰다고 보면 되겠다. 물론 사실인지 아닌지는 언덕 너머 저 먼 곳에 있겠지만 여하튼 그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었다. 전국망 구축도 안 됐었고…
그렇게 망해가던 와이브로는 2009년 무렵 반짝 호황을 맞는다. 2009년 당시 인텔에서 아톰 CPU를 발표하면서, 이른바 넷북 열풍이 불어닥치기 시작한 것. 휴대성을 강조한 넷북과 커버리지 내에서는 이동하면서 편리하게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와이브로의 조합은 꽤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고, 와이브로 2년 약정에 넷북 3년 할부를 걸어서 구매하는 형식의 패키지 판매가 꽤 많이 팔려나갔다. 마침 대학교 입학 시즌을 맞이하면서, 노트북 하나쯤 들고다니고 싶은데 당장 수중에 돈은 없는 신입생들이 상당히 많이 구매했다. 커버리지도 꽤 확장되어 서울 및 수도권, 5대 광역시까지 보장을 해 주었으니까. 필자도 2007년에 든 약정이 끝나고 2010년 2월에 이렇게 넷북을 하나 장만하게 된다. 그리고 통수를 맞지.
2009년 말, 대망의 아이폰이 정식 출시되면서 휴대폰 시장은 급변도를 맞이하게 된다. 휴대폰에서 와이파이를 잡아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바뀌면서, 와이파이 대란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뭐 이 때까지만 해도 에그를 연계해서 데이터 트래픽을 해소하겠다는 발상은 아직 나타나지 못했다. 3G에서 돈 뽑아먹을 생각으로 가득했으니까…
여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와이브로는 한동안 딱히 어떤 개선점을 보이지 않다가, 2010년 하반기 들어서 2세대 에그로 전환점을 맞게 된다. 배터리 사용시간이 약간 증가하며 접속 단말도 최대 7대까지 지원하도록 대폭 업그레이드 된 것. 그리고 인텔에서 칼머픽 칩셋을 발표하면서 와이파이+와이브로 통합 칩셋을 넷북에 적용하게 된다. 별도의 모뎀 없이 노트북 내장으로 와이브로를 사용 가능하게 된 것. 근데 정작 칼머픽 칩셋은 많이 팔리지는 않았다. 아이패드 때문에… 그리고 필자는 또 낚여서 2세대 에그를 12만원 정가를 다 내고 구매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레알 호구지…
2010년 말 아이패드의 국내 정식 출시와 맞물려 아이패드+에그 약정구매 형태로 와이브로는 또 한 번의 정점을 찍는다. 아이패드 가장 저렴한게 64만원인데 이걸 2년 할부로 구매가능한데다 이동중 인터넷까지 사용 가능하니까 정말 징하게 많이 팔렸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와이브로 단말기 주도권이 에그로 넘어가게 된다. 즉, 노트북+USB모뎀(내지는 내장) 식으로 약정을 걸던 것에서, 에그+아이패드 또는 에그+노트북(+아이패드 별도구매) 식의 약정 조합으로 바뀌게 된 것. 그리고 대중에 와이브로가 널리 알려지게 된다.
2011년 초반인데, 정확한 시점은 모르겠지만 여튼 4세대 이동통신 기준이 대폭 완화된다. 심지어는 HSPA+까지도 4세대 통신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와이브로 또한 4G 꼬리표를 달게 된다. 일종의 상술이지만. 여튼 2011년 3월 KT는 와이브로 4G의 전국망 구축을 선언한다. 그리고 2011년 중순 3세대 에그가 발표된다. 배터리를 대폭 확장, 사용시간을 9시간까지 늘린다거나, 아니면 크기를 확 줄인다거나 하는 식으로 그럭저럭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또 이 쪽으로 갈아타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2세대 에그가 재고로 쌓이게 된다.
그리고… 2011년 중순 KT는 데이터트래픽 폭주하는 상황(무제한 요금제가 풀렸으니까)과 와이브로 재고떨이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감행하며 기존 와이브로 사용자의 뒤통수를 제대로 후려친다.
1. 통큰에그 : 3천명을 추첨하여 2년 약정조건으로 무료로 2세대 에그를 임대(30GB 요금제 = 2만원이 공짜)
2. Right Now 4G : i-요금제 사용자에게 2년 약정조건으로 30GB 요금제를 5천원~1만원 수준으로 할인하여 2세대 에그를 공짜로 줌
말 그대로 기존 2만원씩 내면서 사용하던 사용자 입장에서는 벙찌는 상황. 뭐 아무튼 충격과 공포는 흘러지나가고, 그래도 남는 2세대 에그는 2011년 하반기에 “6개월 약정에 6개월 요금지원”이라는 조건으로 털어버리게 된다. 월 1GB 1만원이니 말 그대로 공짜. 얼마나 찍어낸 것인지 당시 뽐뿌는 그냥 와이브로의 천국이라 할 정도였다.
여기서부터는 다음에.
1. 2011년 말 와이브로 현황 : SKT의 부랴부랴 와이브로 망 투입, 하지만 운지
2. 해외수출 현황은? 영 좋지 못함
3. 2011년 해외 통신사들이 털어내기 시작, 인텔도 GG침
4. 2012년 상반기 성장동력 소실
5. 2012년 중순 KT GG선언
6.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