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EI 블랙리스트 시행, 통신비 절감으로 직결될 것인가?

5월 1일부터 IMEI 화이트리스트가 전면 폐지된다.

IMEI가 뭐냐면 단말기 고유 일렬번호이다. 전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3G (및 4G LTE) 폰은 서로 다른 IMEI값을 갖는다. 현재는 통신사에서 허용한 단말기(화이트리스트 등록단말)만이 망 접속 가능한 반면, 내일부터는 통신사에서 차단된 단말(블랙리스트 등록단말)만 망접속이 불가하고 그 외에는 자유롭게 망 접속이 가능하게 바뀐다. 기술적인건 미뤄두고, 당장 눈앞의 변화를 이야기하자면 이제 굳이 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사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뉴스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제조사 직영매장(삼성 LG 펜택 등등)이나 대형 마트, 휴대폰 전문 유통점 등을 통하여 휴대폰만 구매가능하도록 유통경로 다양화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근데 이게 좀 애매하다.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화이트리스트 폐지만으로 통신비가 대폭 절감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좀 무리가 많다는게 문제. 물론 “매월 영수증에 찍혀나오는 통신요금”은 분명히 내려갈거다. 휴대폰을 2년약정 48만원에 구매한다고 치면 요금에 할부금 해서 6~7만원 우습게 나온다. 근데 단말기를 따로 구매하게 되면 청구서야 4~5만원으로 대폭 줄어드는 것이다.

이게 통신요금 절약인가? 개통도 하기 전에 48만원을 일시불로 내야 하는건 똑같다. 결론은 조삼모사라는 이야기. 지금 48만원내고 살 것인가, 아니면 2년간 매 월 2만원씩 더 낼 것인가. 음성적으로 지급되던 제조사 보조금이 폐지되고 출고가가 내려가지 않는 이상 실질적인 통신비 절감효과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리고 이건 시장감독을 강화함으로써 실현해야 할 부분이고… 방통위가 병신이지 뭐. KT에서 몇 년 전 출고가 현실화한다고 했다가 두 달만에 쏙 들어간 것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유심 단독가입용 할인 요금제를 내놓는다고 하는데, 기존의 할인제도보다 더 큰 할인혜택을 주는 것도, 기존 사용자에 대한 역차별이 되는 통에 어렵다. 결국 기존 사용자와 비슷한 수준의 할인을 받는 수준에서 끝날 거다. 참고로 양 통신사 모두 이미 4.4만원 요금제 기준 1.5만원 정도의 요금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SKT는 스페셜할인, KT는 스마트스폰서) 현재는 단말기를 할부개통할 때에만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게 새 단말 내지는 중고단말 개통시에도 받을 수 있게 바뀌는 정도란 이야기. 물론 할부가 없으니 할부지원은 못 받는다.

즉, IMEI 화이트리스트 폐지되더라도 기존 통신사에 가입해서야 통신비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실질적으로 요금을 떨어뜨리려면 모듈형 요금제를 좀 더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실현 가능하겠다. 지금은 모듈형 요금제보다 통합 요금제가 더 저렴하니… 병신같은 방통위가 이걸 할 것 같진 않지만. 대안을 말하자면 MVNO가 있겠다. MVNO의 최대약점이 단말기 라인업이 좆구리다는 점인데, 이제 유통경로 다양화로 이런 약점이 없어지는 것이니까 확실히 유리해지겠다. 똑같은 서비스제공량에서 MVNO는 기본요금이 대략 만원 가까이 저렴하다. 부가서비스가 영 구리지만, 부가서비스로 월 1만원 뽑는건 불가능하니 그냥 요금 만원 덜 내는게 이익이다.

결론.
1. 화이트리스트 폐지로 통신비 떨어지지는 않는다.
2. MVNO나 알아보세요.
3. 개인수입은 편해짐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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